고객이 전환까지 가는 길
온라인에서 고객이 뭔가를 사기까지는 생각보다 여러 단계를 거쳐요. 홈페이지를 기획하고 개발해서 “도착할 곳”을 만들어두고, 광고를 태워서 사람들 눈에 노출시키고, 그 중 일부가 클릭해서 홈페이지로 들어오고, 거기서 전환을 하거나 그냥 이탈해요.
이 흐름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컨트롤 가능한 구간은 “광고 → 노출/클릭” 사이로 앞 단계인 홈페이지 기획/개발과 뒷 단계인 전환/이탈은 보통 다른 직무가 따로 있어서 직접 담당하지 않고, 퍼포먼스로는 컨트롤이 안되는 영역이거든요
마케팅은 파도다
저는 이 전체 구조를 파도에 비유를 하곤 해요. 여기서 “파도”가 뭘 말하는거냐면 파도는 이미 광고를 켜기 전부터 이미 바다에 존재하는 브랜드 인지도, 상품/서비스 경쟁력, 트렌드와 것들이에요.
퍼포먼스 광고는 이 파도를 만드는게 아니라, 이미 만들어진 파도위에 올라타는 서퍼에 가까워요. 파도가 크게 치는(성수기, 트렌드 타이밍)엔 조금만 잘해도 멀리 나가지고 만들어진 파도가 없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어요. 광고비를 아무리 태워도 전환이 안나오는 경우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. 파도가 없는데 서핑 실력만으로 어떻게 안되는 것 처럼 퍼포먼스는 이미 만들어진 파도를 얼마나 잘탈 것이냐와 같은거라고 생각해요
“퍼포먼스”라는 이름이 만드는 오해
그런데 이 얘기를 하면 나오는 반응이 있어요. “퍼포먼스(성과)” 마케팅인데 왜 성과=파도를 못만드냐는거에요. 이 부분은 예전에 다른 글에서도 얘기했던 것 처럼 “성과”라는 단어 자체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생각해요. 성과를 “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”으로 받아들이면 파도를 만들어야 하는게 되는거고, “있는 자원 안에서 최대치를 뽑아내는 것”으로 받아들이면 파도를 잘 타는게 성과가 돼요. 저는 후자 쪽이고, 실제로 현장에서 통하는 정의도 후자에 훨씬 가깝다고 봐요
퍼포먼스는 “통로”다
여기서 하나 더 짚고 싶은게 있는데 저는 퍼포먼스의 역할을 “통로”라고 봐요.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한테 보여주는 통로, 딱 거기까지가 퍼포먼스의 구조적인 역할이에요. 통로가 아무리 잘 뚫려 있어도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는 통로가 정하는게 아니거든요. 통로는 그저 목적지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할 뿐이에요.
교통으로 비유를 해보면,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KTX를 타는거죠. 그런데 교통편에 한계가 있어요 정해진 좌석, 정해진 출발 시간대 안에서만 움직이다보니 효율이 좋다고해서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.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것도 마찬가지에요 정해진 차선 안에서 교통량이 많아지면 정체가 발생하는 것처럼 퍼포먼스도 효율이 좋다고 해당 통로에 집중되면 성과 정체가 발생하거든요. 어느 한 통로의 효율만 쫓기보다, 여러 통로에 예산을 어떻게 나눌지가 더 중요해져요.
그래서 제가 데이터를 볼 때 광고비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거예요. 데이터는 “이 통로로 몇 명이 지나갔고, 그 중 몇 명이 넘어갔는지”를 보여주는 결과 값이에요. 근데 그 통로를 어디에 뚫을지, 얼마나 넓게 뚫을지, 언제 열어둘지 정하는 건 결국 광고비 배분이에요. 통로 자체(광고비를 어디에 얼마나 쓸지)를 잘못 설계하면 아무리 데이터를 열심히 봐도 애초에 사람이 안지나가요. 그래서 저한테는 데이터가 확인하는 도구라면, 광고비는 설계하는 도구에 더 가까워요
그럼 통로를 잘 설계하고 파도를 잘 탄다는 건 뭘까
결국 두가지예요. 하나는 데이터를 보고 지금 파도가 커지고 있는지 잦아들고 있는지 읽어내는 것, 다른 하나는 그 판단을 바탕으로 광고비를 어디에 얼마나 언제 태울지 결정하는 것. 그리고 이 두가지를 앞서 말한 고객 여정(노출→클릭→유입→전환)이랑 계속 이어 붙여야 해요. 데이터만 보고 파도를 잘 읽어도, 그 판단이 실제 유입-전환 흐름으로 연결이 안되면 의미가 없거든요. 예를 들면 파도가 커지는 시점을 캐치했다고 해도, 그 타이밍에 랜딩페이지가 준비 안 돼 있으면 유입만 늘고 전환은 그대로인 경우가 생겨요.
결국 퍼포먼스 마케터는 파도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, 그 파도를 가장 잘 읽고 가장 잘 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. 그리고 파도를 잘 타기 위해서는 리포팅을 잘해야해요. 숫자로 결과를 확인해야 내가 운영한게 성공적이었는지 판단하고 다음 방향을 정할 수 있거든요. 다음 글은 리포팅 고도화/자동화 내용으로 다뤄보려고 해요.

답글 남기기